혼합현실(MR)이 현실화되면 소파에 편하게 앉아서 바로 앞에 펼쳐지는 가상의 화면을 통해 인터넷 서핑이 가능하다. (출처 : 매직 리프 영상 캡처)

  
여러분의 방에서 로봇 공격수와 싸우는 몰입형 비디오 게임을 즐길 수 있다면? 또 소파에 편하게 앉아서 바로 앞에 펼쳐지는 가상의 화면을 통해 인터넷 서핑이 가능하다면? 가령 구매하려는 스니커즈가 3D 이미지로 구현돼 실제 내 앞에 있는 것처럼 360도 다각도로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실제 현실과 인공 현실이 공존하는 ‘혼합현실(MR·Mixed Reality)’이 이뤄진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최근 IT 매체인 와이어드(wired)는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보다 진화된 MR이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 미칠지에 대해 보도했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 설명(출처:CBS방송 영상 캡처, 매직 리프)

  
대다수 테크기업들이 차세대 기술로 밀고 있는 AR이나 VR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VR은 현실 세계를 차단하는 디지털 환경이고 AR은 현실 세계 위에 가상 정보를 입혀 보여주는 기술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정보를 결합해 두 세계를 융합시키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MR’이라고 한다.  

이러한 획기적인 기술인 MR의 중심에는 여전히 베일에 쌓여있는 스타트업 ‘매직 리프(Magic Leap)’가 자리잡고 있다. 

핫한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 뉴욕에만 모여있다는 것은 이제 옛말이다. 매직 리프의 본사는 플로리다주 다니아 비치에 위치해 철통 보안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매직 리프에 구글, 알리바바 등 세계 유수 기업들이 돈 보따리를 싸 들고 와 러브콜을 보낸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매직 리프에 주요 테크 기업과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무려 14억달러에 달하는 투자 유치금이 유입됐다. 

매직 리프는 제품을 발표하지도 사업 내용도 거의 공개하지 않은 지난해 10월 구글과 퀄컴 등으로부터 5억4200만달러에 달하는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이어 올해 2월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IT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인 7억9350만달러를 매직 리프에 쏟아부었다.
  

책상 위 펼쳐진 컴퓨터 작업 환경(출처:매직 리프 영상 캡처)

  
매직 리프가 개발한 MR은 사실감을 극대화한 3D 입체영상을 사용자가 있는 현실 공간에 구현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콘텐츠에 대해 강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게 돼 마음을 사로잡힌다.
  
또한 MR은 사용자가 인공 객체와 실제 객체 간의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장점이다. 이를 위해 사용자 전용의 고해상도 3D 이미지가 이용되고 수많은 초소형 프로젝터를 통해 이미지가 사용자의 두 눈에 투사된다.  
  

포토닉스 칩을 들고 있는 매직리프의 CEO 로니 애보비츠(출처:wired 캡처)

  
매직 리프가 개발 중인 MR의 핵심 중 하나는 그래핀을 소재로 한 투명한 '포토닉스 칩'이다. 포토닉스는 빛을 이용해 신호를 보내 정보전달을 다루는 기술이다.

매직 리프의 한 직원은 포토닉스 칩에 대해 “눈을 뜬 상태에서도 꿈을 꾸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눈앞에 보고 있는 게 현실이 아니라는 걸 인식하면서도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기술이라는 얘기다. 

매직 리프 측은 포토닉스 칩은 이미 다른 기업들이 주력하고 있는 홀로렌즈와는 다르다고 말한다. 매직 리프 최고경영자(CEO)이자 창업자인 로니 애보비츠는 이에 대해 자세한 언급은 사양했지만 매직 리프 제품이 활용되면 ‘공간 컴퓨팅’이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게다가 애보비츠는 사람의 뇌와 연관시켜 매직 리프가 갈 길을 제시했다. 애보비츠는 “뇌는 ‘그래픽처리장치(Graphic Processor Unit·GPU)’와 같은 것”이라며 “매직 리프가 시도하려는 건 뇌가 GPU가 발신하는 신호를 복제해 디지털화하고 뇌와 교신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라고 다소 복잡하게 설명했다. 

외신들은 매직 리프가 구현하는 MR이 전세계가 주목하는 내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일제히 전했다. 

앞서 매직 리프는 지난해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선정한 ‘올해의 10대 혁신기술’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영화나 게임,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MR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실감나는 원격의료는 기존보다 다각화되고 고차원적인 의료시술 등이 가능해 시장의 기대감을 한껏 키우고 있다. 

물론 매직 리프도 완벽한 것만은 아니다. 획기적인 이 기업도 눈과 손가락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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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예림 기자 limmi@viva100.com


출처: http://www.viva100.com/main/view.php?key=20160426010007182